주간소식-칼럼: 내가 나에게(허윤욱)
내가 나에게
종
종이다
종이어야 한다
종종 종인 것을 잊고
방자히 행하는 종아
자기를 잊었는지
성질도 내고
울기도 하고
놀기도 하고
자랑도 하고
미워도 하고
질투도 하고
종이...
어처구니 없다
무능을 덮으려고
아는 척 하며
하는 척 하며
가진 척 하며
능한 척 하며
보는 척 하며
종이..
어처구니 없다
주인 행세는
얼마나 많았던가
재산도 쌓으려 하고
명예도 뽐내고
결정도 하고
결재도 하고
내 이름으로
종이...
어처구니 없다
돌이켜보니
육신의 아비가
자식 종이듯
아버지가
나의
종이어서 오늘까지
견딘 것이거늘..
높이기에 바빴다
나를..
무시하기 바빴다
주님을..
밀어내기 바빴다
주님 생각을
종이..
어처구니 없다
종
종이
종이지 못하여
얼마나
문제를 만들었을까
일을 그르쳤을까
주님을 괴롭혔을까
지나간 날들이
머리에 스치운다
눈물이 난다
아...
오늘
아무도 없는 곳에서
주님과 마주 앉아
종일 울고 싶다
통곡 하고 싶다
오늘..
이와 같이
너희도 명령 받은 것을
다 행한 후에 이르기를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의 하여야 할 일을
한것뿐이라 할지니 라. 눅17장10절
2016년 1월 20일에
여천에서 허윤욱 쓰다